2006년 묻은듯… 경찰 수사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자리한 풍납토성은 한성백제(기원전 18년∼서기 475년)의 왕성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대형 판축(板築)토성. 수도 서울의 역사를 500년에서 2000년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중요 유적이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돼 국가의 보호를 받아 왔다. 그동안 풍납토성에서 생활쓰레기 더미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대규모 폐기물 불법 매립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풍납토성에서 매립 쓰레기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4월.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토성의 남쪽 지역을 발굴하던 중 약 8400m²(약 2540평) 넓이로 지하 3m 아래에까지 다량의 폐기물이 파묻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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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이 쓰레기는 2006년에 매립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송파구가 한 폐기물 처리 업체에 인근 주택·산업폐기물 처리를 맡긴 적이 있는데, 이 폐기물을 풍납토성 터에 묻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유적의 훼손이다. 쓰레기가 매립된 장소는 토성의 남쪽 해자(垓子·성 주위에 둘러 판 못)에 해당하는 곳으로 유물은 물론이고 당시의 자연환경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