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지원 승인 80억 유로… 디폴트 해결엔 턱없이 부족
19, 20일 한시적 총파업과 시위로 혼돈에 빠졌던 그리스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들은 21일(현지 시간) 브뤼셀 회동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그리스에 제공키로 했던 1차 구제금융 가운데 6회분인 80억 유로(약 12조6600억 원) 집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공하는 구제금융 자금은 IMF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 달 초에 지원된다.
재무장관들은 이날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 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6월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 이행에 대한 4차 점검을 벌인 이래 그리스의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리스 의회가 20일 승인한 긴축법안을 비롯해 그리스의 재정긴축 노력을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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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그리스 공무원 노조의 반발은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보여 그리스의 내부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리아스 일리오풀로스 공무원노조 사무총장은 21일 “의회가 통과시킨 긴축법은 실행되지 못할 것”이라며 “공무원 노조가 이번 주에 또다시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전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7월 21일 유로존과 IMF가 그리스에 109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민간채권단도 자발적으로 손실분담(PSI)에 참여케 한다는 데 합의했다. 당시 그리스 국채를 15∼30년 장기채권으로 교환하는 PSI 프로그램을 마련한 뒤 손실률(헤어컷)은 21%로 정했지만 최소 50%로 높여야 한다는 게 유로존의 판단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