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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몇채죠?" "확인해야"…'부자논쟁'에 휘말린 매케인

입력 | 2008-08-22 17:35:00


"집이 몇채시죠?"

"내 생각에…콘도미니엄(한국의 아파트 형태)이 있고…참모들에게 확인해서 알려드리라고 하겠습니다."

미국 대선전에서 오랜 열세를 딛고 기세를 회복중인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곤혹스런 '부자논쟁'에 휘말렸다.

20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한 것.

매케인 캠프는 나중에 폴리티코에 "매케인 부부는 아리조나,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주 등에 최소한 4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고 알려줬으나, 이미 인터뷰 장면 동영상이 퍼져나간뒤였다. 게다가 집 숫자도 폴리티코는 8채, 뉴스위크는 7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매케인 캠프의 '애국심' 공격에 시달려온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은 즉각 이를 쟁점으로 낚아챘다.

오바마 의원은 21일 버지니아 주 체스터에서 가진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여러분이나 저처럼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들, 집을 압류당하지 않기 위해 모기지를 제때 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과 매케인처럼 7채의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는 눈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캠프는 이날 잽싸게 '세븐(Seven)'이란 제목의 TV 광고를 방영했다. 마지막 장면에 백악관 사진이 등장하면서 "여기 이 집만은 절대 매케인이 들어가 살게 할수 없습니다"는 멘트가 나온다.

진보성향 단체들은 매케인의 재산을 강조하는 메일을 뿌렸고, 민주당 의원들은 저마다 논평을 내놓았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매케인 의원은 500달러 짜리 구두를 신고 6채의 집을 갖고 있는, 그 주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매케인 의원의 재혼한 부인인 신디 여사가 아리조나 주 최대 맥주배급업자의 상속녀로서 재산이 최소한 1억달러 이상이란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정당한 부가 문제될게 없는 미국에서 느닷없는 재산논쟁이 불붙은 단초는 16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신념'에 관한 토론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매케인 의원은 부자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연소득이 500만 달러 이상이면 부자로 간주할 수 있지 않느냐"고 부주의하게 대답했다가 나중에 "부의 기준은 수입으로 정할 수는 없다"고 정정해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오바마 의원은 "연봉 25만달러 이상이라면 상위 3, 4%에 들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경제가 대선의 최대 이슈인 상황에서 매케인 의원을 경제난에 시달리는 평범한 시민들과 괴리된 '극소수의 대변자'로 몰아 부치는 민주당 측의 공세에 매케인 캠프는 일단 정면으로 맞서려는 태세다.

매케인 캠프 대변인은 "한해에 400만달러 이상을 벌고, 하와이의 프라이빗 비치에서 휴가를 즐기고 갓 돌아왔으며, 비리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도움을 받아 수백만달러 짜리 집을 산 사람이 집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를 진짜 원하는가"라고 반격했다.

2004년 오바마 의원의 집 구입에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받는 시카고 부동산 개발업자 안토인 레즈코 씨와의 스캔들을 거론한 것이다.

지난해 소득 신고에 따르면 매케인 의원은 40만달러, 부인 신디 여사는 600만달러, 오바마 의원 부부는 42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기록됐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