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9세로 영국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사진)의 ‘온정적 보수주의’가 먹혀들면서 보수당 지지율이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끌고 있는 노동당 지지율에 필적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9일 보도했다.
중도 우파 성향인 데일리 메일의 의뢰로 BPIX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당의 인기가 최근 급상승해 노동당과 같은 38%의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유권자) 2108명 가운데 41%는 “캐머런 당수가 지금까지의 보수당 지도자와는 진정으로 다른 동정심이 많은 인물”이라고 답했고 36%는 “온정적 보수주의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답했다. 18∼29세 응답자 가운데 47%는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에 표를 던질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캐머런 당수는 2000∼2005년 좌파 성향의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빈곤층 의료혜택 지원, 대학 보조금 지원 등에 대해 당의 노선과 다른 ‘공공 서비스’ 위주의 접근방식을 보여 줬다. 당수가 된 뒤에도 아프리카 빈곤퇴치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록 가수 밥 겔도프를 정책고문으로 임명했으며, 소수인종 및 여성 의원을 늘리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사용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는 등 전향적인 정책 제시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캐머런 당수의 따뜻한 관심은 그의 가족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캐머런 당수는 심한 간질을 앓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 아들을 두고 있다.
블레어 총리도 ‘캐머런 바람’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블레어 총리는 9일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차기 노동당 당수로 지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젊은 캐머런 당수를 염두에 둔 듯 “정부 일을 하다 보면 경험과 힘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