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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테러와의 전쟁 협력을”

입력 | 2005-02-13 18:04:00


1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1차 연례 안보포럼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화해 무드가 단연 돋보였다. 뭔헨 포럼은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민관 합동 안보협의체.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위상 재정립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물밑 갈등은 여전했다.

▽화해의 시작인가?=이번 회의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은 대체로 유화적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미국은 독자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대(對)테러 전쟁 기여에 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2003년 프랑스 독일 등 이라크전쟁에 반대했던 국가들을 ‘늙은 유럽’이라고 비난했던 자신의 발언도 농담의 소재로 삼았다. 그는 “(그런 말을 했던 사람은) 늙은 럼즈펠드였다”고 말해 회의장에 있던 240명의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그는 “이라크전쟁을 놓고 (미국과 유럽 사이에) 견해차가 있었지만 오랜 친구 사이에 그런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항상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온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화답이라도 하듯 “EU는 이라크 보안군 훈련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25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해 800여 명의 이라크 판사와 경찰, 보안군 훈련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는 것.

럼즈펠드 장관은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이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일방주의를 지적하자 “EU와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며 “양측의 접근방식에 큰 차이는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야프 데 호프 스헤페르 NATO 사무총장은 “NATO는 EU와 함께 중동 평화 정착에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가세했다.

럼즈펠드 장관이 ‘연출’한 유화적 분위기는 얼마 전 유럽 8개국을 순방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화해 기조’와 맥이 닿아있다. 2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도 있다.

▽물밑 갈등은 여전=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동맹국들이 신속한 행동을 할 수 없어 인류가 안보 위협이나 법질서의 파괴 상황에 빠졌을 때 미국은 ‘결정적이고 독자적인’ 행동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독립적인 전문가 위원회’ 구성 제안도 일축했다. 슈뢰더 총리는 슈트루크 국방장관이 대독한 연설에서 EU와 미국의 기존 협력 체제를 개혁하기 위한 별도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대서양 양안의 문제를 명쾌하게 논의할 기구는 NATO”라는 입장을 밝혔다. 데 호프 스헤페르 사무총장도 “NATO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며 “별도의 전문가 위원회는 필요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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