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와 등산용품 제조업체인 HKD인터내셔널 박희봉(朴熙鳳·49)회장이 5일 “동아일보의 터키 이재민 돕기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대형 텐트 1000장(2억4000만원 상당)을 터키로 보내겠다는 뜻을 국내 법률 대리인 함승희(咸承熙)변호사를 통해 본사에 전해왔다.
HKD인터내셔널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등에 등산용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본사는 홍콩, 공장은 방글라데시에 있다. 텐트는 미국에서 통풍 및 발화시험을 통과한 고급제품으로 가격은 개당 199.99달러.
박회장은 80년대 ‘자칼’이라는 상표의 등산용품을 개발, 국내외 시장을 휩쓸던 신화적인 기업인. 그러나 92년 섬유산업 침체로 갑작스러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를 내고 경찰의 수배를 받았다. 그는 단돈 300달러만 쥐고 홍콩으로 피신했다.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그는 국내에 혼자 계신 노모(老母)를 생각하고 재기를 결심, 전에 거래하던 외국 바이어들의 도움으로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세워 ‘자칼’ 텐트를 다시 생산했다. 그는 4년만에 국내의 빚 30억원을 다 갚았다.
현재 방글라데시 공장은 종업원 4000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월마트에만 3000만달러어치를 납품했다.
박회장은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려면 세계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함께 어려움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