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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업체들, 수출 급성장 한국PC 제소 잇달아

입력 | 1999-08-08 18:26:00


국산 PC제조업체들의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미국 굴지의 PC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컴퓨터업체와 현지 판매망을 제소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의 PC메이커인 컴팩은 최근 삼보컴퓨터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KDS)가 미국 현지에 설립한 유통합작법인 이머신즈사에 대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들 3개사를 미국 텍사스주 남부법원에 제소했다.

미국 애플컴퓨터도 지난 달부터 대우통신이 수출하고 있는 컴퓨터 ‘E-파워’가 자사의 인기 제품인 ‘아이맥(iMAC)’의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했다며 대우통신과 미국 협력사인 퓨처 파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컴퓨터는 한술 더 떠 삼보컴퓨터와 KDS가 합작생산 형태로 7월말 수출에 들어간 모니터 PC 일체형 컴퓨터 ‘e-원(One)’도 ‘E-파워’처럼 아이맥의 디자인을 모방한 것이라며 추가 소송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컴퓨터업계에서는 미국 업체들의 잇딴 제소가 미국의 컴퓨터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제품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막상 제소를 당한 업체들은 “국산 제품의 급격한 미국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미업계의 억지주장”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이들 업체는 미국 현지의 전문가들을 고용,소송업체들의 의도가 무엇인지,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대응책 강구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국내 업체들이 제품개발과 생산과정에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기득권을 가진 업체들의 견제는 당연한 것인 만큼 불필요한 소송으로 인한 제품 이미지의 손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