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전송 때 칩의 고유번호가 함께 전송되도록 한 것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이용자단체)
“내장된 보안장치를 가동하면 신상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으니 문제없다.”(인텔사)
펜티엄Ⅲ의 칩 고유번호 전송기능을 둘러싼 ‘사생활 침해 공방’이 인텔의 판정패로 기울고 있다. 독일 컴퓨터 전문지 ‘c't’는 23일 “펜티엄Ⅲ가 장착된 컴퓨터에 접속실험을 한 결과 외부에서 임의로 보안장치의 작동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며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내부정보를 알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인텔도 독일지사 대변인을 통해 “우리도 그런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발표함으로써 보안장치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펜티엄Ⅲ는 그래픽 멀티미디어 음성인식 기능 등을 강화한 것으로 자료전송 때 칩에 내장된 고유번호가 함께 외부로 전송되도록 했기 때문에 시판발표 후 이용자단체들이 사생활 침해 소지가 크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인텔은 인터넷 사기거래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막으려면 고유번호를 식별할 필요가 있으며 보안장치를 가동하면 신상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해왔다.
보안장치 시비로 이달말로 예정된 펜티엄Ⅲ 시판도 미뤄질 전망이다.
〈이종환기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