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 임명의 위헌여부를 놓고 격돌해 온 여야는 26일 전장(戰場)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옮겨 공방을 계속했다.
총리서리체제에 대한 공개변론은 10여분 동안에 걸친 양측 대리인의 모두(冒頭)진술에 이어 김용준(金容俊)헌법재판소장의 질의에 대리인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1시간20여분 동안 진행됐다. 다음 공개변론은 4월16일 오후2시에 열린다.
○…공개변론이 열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는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물론 고려대 법대 학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몰려 1백20여석의 자리를 모두 채우고도 수십명은 서서 방청할 정도로 성황.
청구인측에서는 대리인인 한나라당 현경대(玄敬大) 황우려(黃祐呂) 김영선(金映宣)의원과 이백수(李白洙)변호사 등은 물론 한나라당 헌정수호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피청구인측에서는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과 이석형(李錫炯)변호사가 참석.
○…치열한 법리공방 이외에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측은 좌석배치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는 것이 헌재 관계자의 전언.
양측은 각각 헌재에 비공식적으로 “서로 마주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헌재측은 각 대리인의 자리를 재판장을 향하도록 배치했다는 것.
헌재측은 또 방청석 왼쪽 20석은 한나라당측, 오른쪽 18석은 청와대측에 배정하고 그 중간에 학생들과 시민단체 소속 일반인이 앉게해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배려.
○…김헌재소장 주재로 공개변론이 시작되자 청구취지를 밝힌 한나라당 현의원은 공식 청구취지서를 읽기 전에 “국민의 정부라는 현정권이 시작부터 헌법을 위반한 것은 비통하고 참담하다”며 강공을 펼치며 기선제압을 시도.
현의원은 “서리임명이 합헌이라면 대법원장도 ‘서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재판하게 할 수 있느냐”며 감정적인 주장을 섞어가면서 위헌을 주장.
한나라당측은 현의원 외에 대리인 4명이 돌아가면서 공격하는 총력전을 편 반면 청와대측은 이석형변호사 혼자 방어해 대조적인 모습.
〈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