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노인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신체적으로 허약해 경미한 사고로도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5년 교통사고로 인한 61세 이상 노인의 사망자수는 1천8백6명. 전년에 비해 58명 늘었으며 인구 10만명당 48.9명 꼴이다.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 전체평균이 23명인 것과 비하면 2배가 넘고 14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수 7.8명에 비하면 약 6배에 이른다. 같은 교통약자라도 어린이는 부모나 교사들의 보호와 선도가 있는 반면 노인들을 위한 안전대책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시력 청력 판단력 대처능력이 떨어지는데다 우울증 수동성 경직성 의존성이 늘어나는 것도 노인 교통사고 증가의 한 원인이다. 노인 교통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차대(對) 보행자가 전체의 44.2%로 가장 많고 이어 △차대 이륜차(21.9%) △차대 차(21.5%) △차량 단독(7.3%) 의 순서다. 운전자의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58%를 차지했으며 특히 노인 교통사고의 32.7%는 노인이 도로를 횡단하던 중에 일어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노인의 77.5%는 외출시 교통사고의 위험을 느끼고 있으며 △제도개선을 통한 법규 강화(38.2%)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31.6%) △안전시설 정비 및 확충(21.1%)이 필요하다고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현재 초속 0.8m로 돼 있는 보행신호 기준이 연장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노인 보행사고가 주간보다 야간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도로주변 조명시설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노인들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을 어린이들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로교통안전협회 金敬玉(김경옥)선임연구원은 『운전자들이 횡단보도 정지선을 잘 지키기만 해도 노인횡단사고의 60%는 예방할 수 있다』며 『횡단보도 앞에서는 서행이 아니라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원 기자〉 ▼특별취재팀 △金基萬(팀장·사회2부차장) △河俊宇(사회1부) △宋相根(〃) △尹聖勳(국제부) △千光巖(경제부) △孔鍾植(사회1부) △李澈容(〃) △河泰元(사회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