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재집권 첫 날 서명한 ‘미국에 불법·임시 체류하는 외국인 부모의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수정헌법 14조의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 영토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기존 원칙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미 대법원은 이날 6 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무효화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이자, 자유롭게 정치 공동체에 동참할 권리”라며 “수정헌법 14조를 만든 사람들은 이 땅에서 자유롭게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그 약속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던 대통령의 과감한 시도가 좌절됐다”며 “그가 추진해 온 반(反)이민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무산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 불행”이라며 반발했다. 또 “길고 복잡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며 의회를 통한 입법 등으로 출생시민권 제한에 나설 뜻을 밝혔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