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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李, 트럼프에 “北 제재 실효성 없다”… 이란식 先보상은 금물

[사설]李, 트럼프에 “北 제재 실효성 없다”… 이란식 先보상은 금물

Posted June. 20, 2026 08:45,   

Updated June. 20, 2026 08:4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주제가 북핵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아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며 자신이 밝혔던 3단계 방안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방안은 우선 1단계로 북한이 핵물질의 추가 개발을 중단하고,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으며,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개발도 중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이미 50∼60기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매년 10∼20기를 추가로 만들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그런 만큼 무조건 비핵화만 외치기보다 이 문제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장기적으로는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2단계로 핵무기 감축, 3단계로 북한의 체제 안정을 전제로 한 비핵화로 가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이제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에는) 늦었다.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전 단계에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을 핵국가라 부르며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금처럼 북한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명한 로드맵이 없는 상황에서는 설령 북-미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북한이 원하는 핵군축 협상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맺은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이란에 먼저 경제 제재를 풀어주고 핵 포기 협상은 뒤로 미뤘다. 이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고 했지만 북한에 제재부터 해제해줄 경우 비핵화의 지렛대가 사라지는 셈이 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동족이 아니라며 대남 핵 공격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ICBM 중단이 중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북-미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우리의 안보 위협은 그대로 남는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북-미 간의 어떤 대화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시작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