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미 씨앗을 선물로 보내드리겠다.”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의 정원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원산지인 장미(월계화)를 보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라고 감탄하자, 시 주석이 ‘즉석 선물’을 제안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이라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날 시 주석은 측백나무 두 그루의 몸통이 맞붙어 자라는 ‘연리백(連理栢)’을 가리키며 “두 나무는 하나로 연결됐다. 100년이 넘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중 관계도 서로 얽혀있어 완전히 분리(디커플링)될 수 없다는 외교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두 정상이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중난하이는 자금성 서쪽의 중하이(中海)와 남하이(南海)를 합친 곳으로, 명나라 이후 황제들의 연회 장소로 쓰였다. 지금은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 등이 자리 잡아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통한다. 중국과 화해를 추구한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이 1972년 2월 마오쩌둥(毛澤東) 당시 중국 주석과 만나 이곳에서 ‘상하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난하이는 ‘미중 데탕트’를 상징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이후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난하이 내 작은 섬인 잉타이 주변을 통역만 대동한 채 노타이 차림으로 산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도 통역만 데리고 정원을 거닐었다. 오바마 대통령 방중 때와는 달리 둘 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이었다. 시 주석이 정원을 걸으며 490년 된 나무를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가 그렇게 오래 사느냐”고 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소를 지으며 “중난하이 내 다른 곳에는 천 년이 넘은 것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난하이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2017년 베이징 방문 당시에는 중난하이가 아닌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행사를 가졌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난하이로 초대한 이유에 대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받았던 환대에 대한 답례”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은 아주 놀라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24일 전후로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게 될 거라고 재차 밝혔다. 이어 “무역이 상호주의인 것처럼 방문도 상호주의적”이라며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며, 여러분도 나처럼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차담을 마친 뒤 중난하이에서 업무 오찬을 가지며 방중 일정을 마무리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오찬 메뉴는 해산물 수프에 다진 대구, 바싹하게 튀긴 랍스터 볼, 송이버섯을 넣고 구운 소고기 안심, 쿵파오 치킨, 가리비 등이었다.
김철중 tnf@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