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사업구조 전환이 벽에 부딪쳤다. 전조등 등을 생산하는 램프사업 부문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려는 결정에 자회사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기업이 사업 부문을 팔거나, 새로운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건 다반사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3월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뒤 문제가 복잡해졌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OP모빌리티’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회사의 미래전략을 조정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램프사업부에 제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현대IHL 소속 노조원 700여 명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달 말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현대IHL 노조와 상급단체인 민노총 금속노조는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교섭에 나서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IHL 노조가 자기 회사 사측이 아닌 현대모비스와 교섭하겠다고 주장하는 건 “사업부 매각이 자회사 노조원의 고용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노란봉투법은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의 대상을 기존의 ‘(임금결정 등) 근로조건’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결정’으로 확대했는데, 이를 근거로 원청과 교섭을 요구하는 것이다. 세심한 고려 없이 파업 대상을 확대한 노란봉투법이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 정상적 경영활동을 제약할 것이란 재계의 우려가 현실이 닥친 것이다.
OP모빌리티가 “사업 범위와 인원, 조직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한국 법에 따라 관련 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자회사가 제시한 1인당 1억∼1억5000만 원의 이직 격려금, 위로금도 거부한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부품 부족으로 인한 현대차·기아의 생산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경영전략 변화, 수익성 제고, 자금 확보 등을 이유로 기업이 사업부문을 조정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경영권의 영역이다. 명확한 규정 없이 쟁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실질적·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까지 사용자로 보는 노란봉투법의 모호성이 산업현장에서 큰 폐해를 낳고 있다. 부작용이 더 커지기 전에 법을 손질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