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걸쳐 있는 관악산이 최근 젊은 등산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라면 국물로 오염된 웅덩이가 발견되고 암석 낙서와 쓰레기 투기가 잇따르는 데다 안전사고 우려까지 커지면서, 관할 지자체들이 입산 자제를 요청하는 재난문자까지 발송했다.
4일 경기 과천시에 따르면 시는 관악산 정상 연주대 인근에 인력을 투입해 오염된 웅덩이를 긴급 청소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당 웅덩이에 붉은 라면 국물과 아이스크림 포장지 등이 떠 있는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을 올린 게시자는 “라면 국물과 쓰레기를 버린 행위는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최대원 과천시 푸른산관리팀장은 “현장에서 음식물과 쓰레기가 섞여 물이 심하게 오염돼 물청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투기와 훼손 사례는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등산로 ‘마당바위’ 암석에 낙서가 발견돼 관악구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최근 등산객 급증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주말 기준 관악산 방문객은 평소 대비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초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관악산이 ‘정기가 좋은 산’으로 언급된 뒤, 취업·입시 성공을 기원하는 MZ(밀레니얼+Z)세대 방문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파 집중은 안전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절이었던 1일 오후에는 정상 일대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혼잡해졌고, 일부 구간에서는 밀집으로 인한 추락 위험 신고도 접수됐다. 이에 안양시 등 관악산을 공유하는 지자체 3곳이 동시에 재난문자를 발송해 입산 자제를 요청했다. 관악구 여가도시과 관계자는 “좁은 정상부에 인파가 집중돼 안전사고 우려가 커져 산 정상에서 아이스크림 판매하는 상인이 인파를 안내할 정도”라고 전했다.
지자체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천시는 휴일 인파 관리 인력을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렸고, 관악구는 정상 부근 관리 인력을 9명에서 13명으로 확대했다.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과 순찰도 강화했다. 그동안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정상부 인파를 5일부터는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과천시 푸른산관리팀 관계자는 “현수막 설치와 안내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등산객 개개인의 행동까지 모두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행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산림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훼손할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일시적 유행으로 등산객이 몰리는 상황에서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용객 스스로의 기본 질서 준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재희기자 h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