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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미군 감축 검토” 경고장 날린 트럼프

“주독미군 감축 검토” 경고장 날린 트럼프

Posted May. 01, 2026 09:17,   

Updated May. 01, 2026 09: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의 감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결정은 가까운 시일 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에 협조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한 보복 조치란 평가가 나온다. 미 전쟁부(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독 미군은 3만6436명으로 유럽 주둔 미군 약 8만 명의 45.5%에 달한다. 실제 주독 미군 감축이 현실화되면 유럽 최대 미군 거점이 재편되는 것으로, 세계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 미군 감축을 예고한 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최근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독일의 한 학교에서 “미국이 전략 없이 이번 전쟁에 돌입한 건 꽤 명백하다.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은 (종전) 협상에서도 전략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메르츠 총리를 겨냥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주독 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인 2020년 7월에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미국의 요구보다 낮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1만2000명의 주독 미군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다만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동맹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실행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단순히 메르츠 총리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뿐 아니라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을 특정 지역·임무에 고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규모와 역할을 조정하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의 본격적인 시행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주독 미군 감축이 실제 진행되면 약 2만8500명인 주한 미군의 규모와 역할 변화 등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군 당국자는 30일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비협조적이었던 동맹에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지우고, 해외 배치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한다면 주한미군 또한 그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