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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수사관, 휴대전화 연락” “그 번호 쓰는 직원 없어요”

“檢수사관, 휴대전화 연락” “그 번호 쓰는 직원 없어요”

Posted April. 25, 2026 09:47,   

Updated April. 25, 2026 09:47


“해당 번호를 사용하는 검찰 직원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 조직범죄과 사무실에선 수사관 3명이 나란히 앉아 이 같은 답변을 온라인 채팅으로 상담자에게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찐센터)에서 일하며 실시간으로 시민 상담에 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검사나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자 아예 검찰 자체적으로 ‘보이스피싱 감별’ 업무를 운영하는 것.

● 위조 법무부 사이트부터 공문까지 감별

이날 불과 30여 분 만에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인지 묻는 상담이 8건이나 접수됐다. 대검은 카카오톡 채털 ‘찐센터’를 통해 이들의 질문에 답했다. 한 문의자는 “010-8040-XXXX. 이 번호로 서울중앙지검에서 내 명의 대포통장이 개설됐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보이스피싱 여부를 가려 달라고 요청했다. 수사관은 “해당 번호를 쓰는 검찰 직원은 확인되지 않는다. 검찰에서는 개인 휴대전화로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드리지 않는다”며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통화는 즉시 중단하고 해당 번호를 차단하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정교해지면서 법무부나 대검을 사칭한 위조 웹사이트를 제작해 링크로 접속을 유도한 뒤 결제정보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신종 사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찐센터는 웹사이트 화면 캡처나 링크 등을 보내오면 진짜인지 감별해 주고 피해 예방을 안내하고 있다.

한 상담자는 검찰 로고가 문서 상단에 그려진 ‘조사명령서’ 사진을 첨부한 뒤 “이 문서를 보내온 사람이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서 수사에 협조하라고 하는데 진짜 검사님이냐”고 묻기도 했다. 문의를 접수한 수사관은 “이 서류는 보이스피싱에 많이 악용되는 위조 서류”라며 “검찰에서는 영장, 공무원증, 수사서류 등을 이미지 파일로 제시하거나 금융정보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찐센터에는 보이스피싱 관련 문의뿐만 아니라 위조 사이트로 의심되는 링크도 제보할 수 있다. 위조 사이트가 맞다고 판단될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사이트를 차단한다. 찐센터에서 2년째 근무 중인 김수정 계장은 “위조 사이트는 겉보기에는 정교하지만 개인정보 입력 창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찐센터’ 상담 건수 지난해 3배 급증

찐센터는 2020년 9월 서울중앙지검에 처음 설치됐다. 그러다 지난해 2월부터 대검 조직범죄과로 업무가 이관돼 카카오톡 채널 운영을 시작하면서 상담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월평균 상담 건수가 2024년 2291건에서 2025년 6717건으로 약 3배로 늘어난 것. 전체 상담 건수도 2024년 2만7496건에서 지난해 8만613건으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9980건이 접수됐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만 상담을 받다가 지난해 4월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편리하게 문의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찐센터는 24시간 비대면으로 운영된다. 근무시간에는 수사관 3명이 상담을 전담하고 야간에는 대검 당직 직원이 교대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면서 상담 건수도 덩달아 증가했지만 수사관들은 보람과 자부심을 많이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찐센터 정우정 수사관은 “직접 상담자를 만날 순 없지만 상담 덕분에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하지 않았다며 안도하고 감사 인사를 전해올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김 계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치밀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전화통화는 즉시 끊고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