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44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지자체에 큰 경제적 부담이 지울 수 있는 과시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건설비 수천억 원이 드는 ‘돔 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이 나온 지자체만 7곳이다. 짦은 기간에 지을 수 있고, 눈에 잘 띈다는 이유로 선거 때마다 공약이 봇물을 이뤘던 출렁다리는 5년 새 100여개가 늘었다. 지자체 문화·체육·관광시설 대부분이 적자인 상황에서 주민 세금을 축낼 애물단지가 더 늘어날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백경현 구리시장 등 현직 지자체장들은 재선을 노리고 돔구장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북, 서울에서도 돔구장을 공약한 예비후보가 등장했다. 하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건설비용은 어떻게 댈지, 운영비는 어떻게 감당할지 뚜렷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공약들은 과거 ‘출렁다리 공약’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광객 유치 등을 이유로 지자체들이 수십∼수백 억 원을 들어 세운 전국의 출렁다리 수는 2010년 110개에서 작년 259개로 늘었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에 1.1개꼴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 출렁다리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도시지역에는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비슷비슷한 다리가 늘면서 대다수는 랜드마크 효과가 떨어지고, 수입 없이 관리비로만 매년 수십 억 원이 든다. 그런데도 전남 담양, 경기 양평, 서울 중랑구에서 비슷한 계획이 추진된다고 한다.
짓기만 하면 큰 이익이 날 거란 지자체장 후보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전국 공공시설 가운데 실제로 흑자가 나는 곳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10곳 중 한 곳에 불과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532개 공공시설 중 87%가 적자였다. 광역지자체가 운영하는 대형 문화예술시설의 경우 적자가 400억 원대인 곳이 두 군데나 된다.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의 일정규모 이상 공공시설로 인한 세금손실 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수익성·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대형 공공시설 건설을 약속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선을 위한 ‘치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공약을 무리해서라도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이런 시설은 두고두고 지자체 주민의 세금을 축내는 짐이 될 것이다. 당장 듣기엔 솔깃하고, 얼핏 보기에는 그럴듯하더라도 기대효과가 불확실하고, 부담만 오래 남을 무책임한 공약들을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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