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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도소 절반은 의무관 1명 '나홀로 진료'

전국 교도소 절반은 의무관 1명 '나홀로 진료'

Posted April. 13, 2026 08:47,   

Updated April. 13, 2026 08:47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기관 2곳 중 1곳에선 ‘교도소 의사’인 의무관이 나홀로 진료를 이어 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무관 평균 연령이 62.8세에 달하는 가운데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교정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 교정기관 54곳 중 27곳에 의무관이 1명만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정기관 3곳(경북2교도소·경북3교도소·논산지소)에는 아예 의무관이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 의무관이 없는 교도소는 수용자들이 대부분 원격진료 등의 형태로 진료를 받는다.

1270여 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경북1교도소엔 의무관 1명이 홀로 근무하는 등 의무관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의무관의 하루 평균 진료 건수는 90건으로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의사 1인당 하루 평균 진료 건수(24건)의 3.8배 수준이다. 의무관 2명이 근무 중인 원주교도소의 차인환 의무서기관은 “매일 60∼70여 건의 진료를 보고, 일주일 단위로 24시간 응급 상황 대비 당직을 선다”며 “민원이나 진정에 대한 답변 검토까지 겹쳐서 수면 부족과 만성적인 피로를 겪는 등 일상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과중한 업무를 겪는 의무관이 잇달아 숨지기도 했다. 전남의 한 교정기관에서 근무하던 의무관이 1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결국 2개월 만에 숨졌다. 충남에서 근무하던 의무관도 같은 달 자택에서 심정지로 쓰러져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무관 인력난은 향후 구조적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정 당국은 매년 의무관 채용을 실시하지만 지원자가 부족하다 보니 올해 기준 정원 115명 중 92명(80%)만 근무 중이다. 결국 정규직 채용 대신 고령의 의사가 임기제 계약직으로 일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기제 계약직은 연령에 따른 퇴임 규정이 없다 보니 현재 의무관 평균 연령은 62.8세로 최고령은 80세다.

여기에 수용자마저 고령화되면서 교정시설의 의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문제다. 65세 이상 수용자는 2020년 3071명(5.7%)에서 지난해 5701명(8.8%)으로 늘었고, 질환이 의심되는 수용자도 같은 기간 2만9379명에서 3만6645명으로 늘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의무관이 부족하면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수용자 건강 관리에도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향후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등 공공의료 강화 과정에서 파견이나 수련 형태로 의무관 인력 확충을 돕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민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