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옥을 불러올(unleash hell)’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군사적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협상 등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총공세에 나서겠다는 위협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원유 수출 요충지인 하르그섬에 미사일과 지뢰를 설치하는 등 방어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이 이 섬의 점령을 시도할 것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양측 모두 겉으로는 자신들이 이번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으로 내부적으로는 협상력 극대화 전략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란이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앞으로 계속 패배할 것이란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다.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대통령을 만난 후 취재진에게 “우리는 폭탄을 가지고 협상한다”고 말했다. 군사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을 강조한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은 하르그섬 장악 등 지상전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는 24일 지상전을 담당하는 육군 정예부대 82공수사단의 신속대응군 중 2000명을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지상전에 투입 가능한 미 해병대 5000명도 일본과 미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또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25일 “불과 몇 시간 전 1만 번째 이란 표적을 타격했다”며 “이스라엘의 (공습) 성과를 합하면 우리는 수천 개의 표적을 더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란은 25일 미국 지상군의 공격에 대비해 하르그섬의 방어를 대폭 강화했다. 대인 지뢰, 대전차 지뢰 등을 섬 주변에 대거 설치했다. 또 미군 상륙 가능성이 있는 해안선에도 지뢰를 설치했고,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시스템(MANPADS)도 추가로 배치했다.
장은지 jej@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