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주요 동맹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할 전력으로 ‘마인스위퍼(mine sweeper·기뢰 제거함)’를 여러 차례 콕 찍어 언급하는 등 함정 파병을 재차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이 모든 나라를 방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들 나라에 ‘마인스위퍼’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글쎄, 우리는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반문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어떤 나라들을 도왔고,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줬다”며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열정적이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의 마인스위퍼 또는 그들이 갖고 있을 수 있는 어떤 장비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들은 우리를 돕기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며 파병을 촉구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호송 작전 과정에서 이란이 설치한 기뢰 제거를 한국 등이 도맡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
하지만 한국 입장에선 현실적 난관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리 해군은 기뢰를 탐지·제거하는 소해함을 12척 갖고 있지만 모두 700t급 이하 소형 함정이어서 먼바다에서 작전하기가 힘들다. 군 관계자는 “소해함은 구축함의 6분의 1 정도 규모여서 중동까지 이동하는 데만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산 소해헬기는 지난해 시제기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해 빨라야 2030년경 실전 배치될 계획이다.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파견도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장 한복판과 다름없는 호르무즈 해협의 작전 위험도와 임무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구축함 1척뿐인 청해부대로는 역부족인 만큼 파병을 한다면 함정과 병력을 추가한 전단급 기동부대를 꾸려야 한다는 것.
기함인 이지스함은 탄도·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등의 탐지·요격 등 전단의 방공망을 책임지면서 해상 작전을 총괄하고,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이나 호위함 2척 이상이 소형고속정 대응과 해상 호송 작전, 잠수함 탐색 등을 통해 전단 호위 임무를 맡아야 한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되는 병력은 청해부대(260여 명)보다 많은 600∼900여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해군 전력의 원양 작전 차출이 현실화할 때 대북 전력 공백 우려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군 소식통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주한미군 핵심 전력의 중동 차출에 이어 우리 군의 해군 전력까지 대거 파병될 경우 대북 안보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윤상호 ysh100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