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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안 오르니 앱으로 푼돈이라도 모아 간식비 아껴”

“월급 안 오르니 앱으로 푼돈이라도 모아 간식비 아껴”

Posted February. 07, 2026 08:56,   

Updated February. 07, 2026 08:56


직장인 김해진 씨(40)는 요즘 틈틈이 걸어 다니려 애쓰고 있다. 목표로 정한 하루 걸음 수를 채우면 많게는 100원을 주는 서울시의 건강 애플리케이션(앱) 손목닥터9988로 푼돈을 모으고 있어서다. 목표 걸음 수를 못 채운 날은 집 근처를 일부러 돌고 돌아 걸어 다니다가 귀가한다. 이 앱과 핀테크 앱 토스 등을 활용해 3년여간 알뜰살뜰 모은 돈만 10만 원. 주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간식을 사 먹는 데 썼다. 김 씨는 “회사에서 월급을 안 올려주니 앱을 통한 재테크(앱테크)를 해서라도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식비 다이어트는 물론 푼돈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의 눈물겨운 노고가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 앱에서 만보기로 돈을 적립할 뿐 아니라 광고를 보며 1원 단위 돈을 쌓기도 한다. 매일 퀴즈를 풀어 하루 1000원씩 돈을 모으기도 한다. 푼돈을 쌓는 방식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핀테크, 통신사, 보험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푼돈을 모으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게임의 요소를 첨가하는 등 색다른 재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공기업에 다니는 이형성 씨(39)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케이뱅크 링크를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씨가 보낸 링크를 누군가 누르면 ‘돈나무’를 더 빨리 키울 수 있어서다. 이 앱에 접속하거나 ‘매일 물주기’, ‘흔들어 수확하기’ 등 주어진 숙제를 해내면 최대 10만 원가량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돈나무 키우기로 1월에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사람은 13만486원을 얻었다.

푼돈 재테크가 활성화되다 보니 온라인 카페에서 푼돈을 모으는 비결도 시험 족보처럼 공유된다. 직장인 이왕서 씨(44)는 한 시중은행의 앱을 열어 퀴즈를 풀고 매일 100포인트(100원 상당) 넘게 적립받고 있다. 문제를 틀리면 포인트를 못 받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정답이 온라인 카페에서 공유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은행 앱으로 급여를 매달 50만 원 이상 이체하면 주는 복권 포인트 등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그는 지난해 50만 포인트(50만 원 상당)를 쌓았다. 이 씨는 “해당 은행에서 받아둔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갚는 데 썼다”고 말했다.

주로 모바일 앱에서 푼돈을 모으는 형태 외에도 모바일 상품권 거래도 쏠쏠한 푼돈 테크 방법이다. 기프티콘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어 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예컨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정가(4700원) 대비 15% 할인된 가격(3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가입 회사를 탐색하는 것만으로도 용돈을 벌 수 있다. OK캐쉬백 등 앱에서 차 보험 견적을 받으면 5000∼9000원 상당의 현금이나 상품권, 포인트를 받기도 한다.

‘카드 풍차 돌리기’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가입돼 있지 않은 카드사 여러 곳에서 차례대로 카드를 발급하며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다.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한 달 뒤에 적립금을 받으면 그 카드를 해지하는 것.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선 ‘전업카드사만 8곳이니 얼추 1년 농사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에 더해 장기화하는 경제 불황 속에서 직장인들이 부수입을 소액이라도 모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