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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윤찬 “골드베르크 변주곡 실황 앨범내 영광”

 임윤찬 “골드베르크 변주곡 실황 앨범내 영광”

Posted February. 06, 2026 09:02,   

Updated February. 06, 2026 09:02


“한 인간이 거치는 삶의 여정이 떠올랐습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22)에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언젠간 마주하고 싶은 꿈이었다. 2022년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8세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그는 “독주회에서 반드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25일 미 뉴욕 카네기홀 독주회를 통해 오래 품어온 애틋한 연정을 마침내 실현해냈다.

6일 이 독주회 실황을 담은 앨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발매하는 임윤찬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아리아로 시작해 서른 개의 인간적인 노래가 나오고, 마지막에 다시 아리아가 등장하는 구조에서 삶을 떠올렸다”며 “‘이 곡을 해야겠다’는 시기가 딱 다가온 것 같았다”고 했다.

임윤찬과 이 곡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여덟 살 때 최고의 바흐 연주자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의 음반 세트에서 이 음악을 처음 접했다. 그는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한 뒤, 이 작품은 제 마음속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굴드 역시 임윤찬과 같은 스물두 살에 이 작품을 녹음했다.

1741년 작곡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탄생한 지 300년이 넘었지만, 감정과 테크닉의 깊이를 고루 갖춰야 해 노련한 피아니스트들에게도 넘기 힘든 산으로 여겨진다. 임윤찬은 “이 음악을 음반으로, 그것도 카네기홀 공연 실황으로 낸다는 건 피아니스트로서 엄청난 영광”이라고 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한없이 진지하게만 해석하는 건 선호하지 않습니다. 전 이 곡이 가장 인간적이고 장난과 유머가 가득하다고 보거든요. 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정 하나하나가 우러나오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임윤찬은 지난해 3월 개최한 게릴라 리사이틀의 수익 전액(1억 원)을 어린이 환자를 위해 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내 마음은 이미 전부 음악으로 채워져서, 그 이상의 무언가는 과분하다”고 말했다.

그럼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레퍼토리는 뭘까. 임윤찬은 “너무 많아서 다 쓰기 어렵다”면서도 “며칠 전 꿈에서 리사이틀을 했는데, 1부에 쇤베르크의 ‘3개의 피아노 소품집’, 바흐의 ‘파르티타 6번’, 2부에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연주했던 게 기억난다”는 열정 가득한 답을 내놨다.

임윤찬은 2024년 발매한 ‘쇼팽: 에튀드’ 음반이 지난해 영국 BBC 뮤직 매거진 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예약 판매만으로 이미 한국 판매량 ‘골드’(5000장 이상)를 달성했다. 이런 ‘음악적 성취’에 대해 묻자 담백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저 매일매일 음악을 찾아나가는 게 진리가 아닐까요. 제 마음에 있는 걸 믿고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지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