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처분 확정을 미룬 가운데, 당 주류와 친한(친한동훈)는 이번엔 재심의 청구를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전 대표가 재심의에 나와서 소명하고 사과하라”라고 주장했고, 친한계는 “제명 처분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섰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모두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16일 “한 전 대표 본인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니 재심의를 청구해 소명하면 된다”며 “한 전 대표에게 열흘의 시간을 줬는데 충분한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한 전 대표가 재심의 과정에서 소명을 하고, 당원들에게 정말 진솔한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윤리위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라며 “‘금쪽이’에게 필요한 건 우쭈쭈가 아니라 따끔한 훈계”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른 재심의 청구 기간(10일)이 넘어가면 한 전 대표에게 더 시간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심의 청구 기간이 지나고 이르면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이 의결될 전망이다.
반면 친한계 인사는 이날 “한 전 대표는 징계를 인정할 수 없고, 재심의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치려면 쳐라”라고 말했다. 한 친한계 의원도 “장 대표 체제의 중앙윤리위원회 재심의가 한 전 대표 입장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 처분 확정을 밀어붙일 경우 지도 체제에 대한 반발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윤희석 전 대변인은 “지금까지는 공개적으로 장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며 “(제명 처분이 의결되면) ‘물러나라’는 얘기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이 확정되면 당 내홍이 봉합 불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당내에서는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소장파 그룹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20일 비공개 모임을 갖고 당내 상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15일 오찬 회동을 갖고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눴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금 가장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장 대표인데, 당원인 한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소명을 듣고 결정을 해야 한다”며 “양쪽 모두 정무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재심의 청구 기간 내에 도의적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또 단식에 돌입한 장 대표를 한 전 대표가 찾아가는 방안도 거론된다.
장 대표가 전날부터 통일교 및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면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면서,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공개적인 반발은 일시적으로 잦아든 상태다.
이상헌 dapaper@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