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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5강-코스피 5,000’ 가는 한해로

Posted January. 01, 2026 10:45,   

Updated January. 01, 2026 10:45


지난해 한국 수출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7000억 달러 고지에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1년동안 75.6% 상승해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정치·사회적 혼란과 새 정부 출범, 한미 관세협상과 글로벌 공급망 급변 등 만만찮은 대내외 도전을 모두 이겨내고 거둔 성과다. 우리 경제가 축적해온 성장 잠재력과 회복 탄력성이 이로써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000억 달러(약 1013조 원) 수출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만이 달성한 수출 최강국들의 영역이다. 적대국 뿐 아니라 동맹국을 향해서도 높은 관세를 무기처럼 휘두르는 등 무역정책 기조를 보호주의로 전환한 미국 때문에 ‘자유무역의 시대는 끝났다’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출 한국’이 다시 한번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우리 수출의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주요 2개국(G2) 편중 구조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 미국을 향한 작년 수출 비중은 36%로 전년도보다 감소했다. 그런데도 유럽연합(EU)을 향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출을 비롯해 동남아·중남미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기존 주력 수출산업들 위에 조선·방위산업·K뷰티·K푸드 등 새로운 성장엔진을 얹는 데도 성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관세전쟁 발발로 작년 4월 초 2,284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3,000선을 넘어선 뒤 4,000선까지 거침없이 돌파했다. 새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과 함께 코스피 주도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1년 전보다 125%, 280%씩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촉발된 ‘반도체 슈퍼 사이클’ 영향이 있다 해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우리 기업이 보유하지 않았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주가 수준이다.

새해 한국의 수출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 1월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최근 이 대통령이 가입의지를 밝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그런 발판이 될 수 있다. 한중 FTA는 대중 무역적자 기조를 바꿀 기회이고, CPTPP 가입은 일본·멕시코와 교역을 확대할 전기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액 격차는 작년에 300억 달러 안으로 좁혀졌다. 올해 성장률이 다시 2%선을 넘고, 코스피가 정부 공약인 ‘5,000선’까지 돌파하는 일도 우리 경제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기업가 정신에 불을 붙일 수 있다면 병오(丙午)년 새해는 ‘글로벌 수출 5강’에 한국이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