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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부품-변압기에도 철강-알루미늄 50% 관세를” 미업계, 정부에 추가지정 요청

 “배터리 부품-변압기에도 철강-알루미늄 50% 관세를” 미업계, 정부에 추가지정 요청

Posted December. 24, 2025 10:51,   

Updated December. 24, 2025 10:51


미국 기업들이 배터리 부품과 변압기같이 한국이 그간 대(對)미 수출에서 강세를 보여 온 제품을 현재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철강 및 알류미늄 품목에 포함시켜 달라고 미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관련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미국 연방관보와 기업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알루미늄협회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배터리 부품도 알루미늄 파생상품에 포함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산 철강과 알루미늄, 이를 원재료로 만든 파생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여기에 배터리 부품, 변압기까지 추가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계에선 미국 기업들이 철강 및 알루미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제품까지 마구잡이로 관세 부과를 요청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삼성SDI는 미국 상무부에 “배터리 관련 제품의 대다수에는 알루미늄이나 철강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또 배터리 부품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타국산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25% 관세를 이미 적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관세 대상에 지정되는 것은 일종의 ‘중복 관세’라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HD현대일렉트릭도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관세 적용이 현실화한다면 미국 전력망의 안전이 훼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기업은 미국 내 변압기 수요의 약 20%만을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 80%는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해 해외 기업이 만든 제품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LS일렉트릭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미국 내에서 동종 중국산 제품의 의존도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목록에 제품을 추가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자국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올 5월 1차로 업계 요청을 수렴했고, 이후 가전제품 등을 철강 및 알루미늄 파생상품 목록에 포함했다. 2차 의견 수렴은 올 9월에 시작했으며 추가될 품목이 언제 결정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2025년은 ‘관세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올 8월 이후로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도 감소했고 실질 임금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관세 정책이 미국의 재산업화를 가속화하고, 미국 수출품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해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윤진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