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정 대표의 연임용이라 의심받는 ‘1인 1표제’가 부결되고 친명(친이재명)계가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는 등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 구도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세 달여 만에 공개석상에서 만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 대표, 김원내대표와의 만찬에서 그간의 해외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정기국회 종료에 따른 당정간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 대표가 연내 처리를 강조하며 입법 드라이브를 걸어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대통령실이 최근 법무부 장관이 전담재판부 추천위원 추천권을 갖는 것에 위헌 우려를 전했고, 여러 민주당 의원들도 전날 정책의원총회에서 위헌 소지를 지적하면서 속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8월 20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당정간 엇박자를 빚었던 검찰청 폐지 법안의 방향성을 확정했던 전례를 고려해 이번 만찬에서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 문제 처리에 대한 가닥이 잡혔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지도부의 최고위원 공석 세 자리를 두고 친명 주자들이 연이어 정 대표를 저격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최대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인 유동철 민주당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9일 출마 선언에서 “1인1표제 부결은 절차 부실, 준비 실패, 소통 부재의 결과”라며 “당내의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정 대표를 직격했다. 유 위원장은 10월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에 출마했다가 컷오프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이건태 의원도 11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엇박자,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성과는 뚜렷한데 성과보다 혼선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당은 옆으로, 때로는 다른 방향으로 걷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 대표를 저격했다.
조동주 djc@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