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오세훈 불구속 기소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했다는 혐의다.

특검은 이날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해 2021년 1, 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10회를 명 씨에게 의뢰하고 김 씨가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3300만 원을 5차례에 걸쳐 나눠서 대신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공표용 여론조사가 3회,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7회”라며 “오 시장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했고, 당시 선거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부시장에겐 명 씨와 상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특검이 기소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특검이 법과 양심을 저버리고 더불어민주당 하명에 따라 정해진 기소를 강행했다”며 “오로지 사기 범죄자 명 씨의 거짓말 뿐, 제대로 된 증거가 하나도 없는 무리한 짜맞추기 기소”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특검의 기소가 이재명 정권을 위한 ‘상납 기소’에 불과하다는 것이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해왔다.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 오세훈은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특검의 기소 혐의가 사실이라면 애당초 불법 여론조사로 시민을 기만하고 당선된 오 시장은 선거 출마는커녕 시장 자격조차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정치 특검의 지방선거 개입용 기소”라며 “정해진 결론을 강제로 끼워 맞춘 흠집 내기용 기소를 밀어붙인 것은 민주당이 설계하고 특검이 집행한 하명수사이자 표적 수사 그 자체”라고 반발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