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의 중국 내 상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제한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을 내렸던 중국이 이번에는 일본의 인기 문화상품을 제한하는 ‘한일령(限日令)’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18일 ‘짱구는 못 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영화의 상영이 중단될 것”이라며 “관객 정서를 평가해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했다. CCTV는 앞서 14일 중국에서 개봉한 또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극장판에 대해서도 “일본 총리의 잘못된 발언으로 중국 관람객이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흥행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중국의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에 따른 피해가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 여행사 RCC는 “다음 달 초까지 예정돼 있던 중국 단체 관광 약 30건이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중국 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계기로 도쿄대 등을 방문하는 유학 답사 프로그램 9개도 모두 취소됐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도 도쿄의 제국호텔에서 중국 관련 기업이 주최하려던 연회가 취소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에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을 대상으로 “안전에 주의하라”는 공문을 17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중국이 14일 안전을 이유로 일본 방문을 자제하라고 밝힌 것에 사흘 만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다만 양국 외교 당국자들의 대화도 시작됐다. 지지통신 등은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류진쑹(劉勁松)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만나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22,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회담 계획이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지만 두 사람이 서서 진행하는 ‘약식 회담’ 방식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찬 hic@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