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잡아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신문하는 과정에서 “당신(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하고 일부 정치인들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 그랬다.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이후 관저 만찬에 대해 “소맥 폭탄주를 돌리지 않았느냐. 술 굉장히 많이 마시지 않았느냐”며 “시국 얘기할 상황이 아니지 않았느냐”고 곽 전 사령관에게 묻자 “차마 검찰 가서도 이 얘기는 안했는데 그렇게까지 말하시니 그 얘기까지 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를 언급한 사실과 함께 “앞뒤 상황에서 ‘비상대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을 들으면서 웃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의 증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에 남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출석했다.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 ‘2961’이 적힌 배지를 착용했다.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권 의원은 “국회의원”이라고 답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권 의원과 가까웠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등도 자리를 지켰다. 권 의원 측은 “2022년 1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나긴 했지만 1억 원을 받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피고인은 ‘윤핵관’으로 불리는 5선 국회의원으로 2021년 12월 29일 처음 윤 전 본부장을 만나 대선 지원을 제안받았다”며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행사에 참석하고, 통일교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면 대선에서 지원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한 국정농단으로 피고인은 그 시발점 역할로 1억 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인사청탁 명목으로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귀금속 등을 수수한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이달 중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