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한국에서 개최하는 미중 정상회담의 장소로 부산 김해국제공항 접견실(나래마루)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일정, 동선과 보안 등을 고려해 나래마루에서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압박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련 협의가 진전돼 ‘부산 합의’가 나올지가 주목되고 있다.
26일 정부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 후보지로 김해공항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가 유력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 해외 정상들의 의전을 위해 김해공항 내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조성됐다. 현재 나래마루 내부엔 회의장으로 쓸 수 있는 접견실 두 곳과 부속실 등이 갖춰져 있어 이전에도 부산을 방문한 해외 정상들이 이용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번 순방에 대한 사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에서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나래마루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이유는 군 공항 특성상 보안과 경호에 유리한 데다 양 정상의 촉박한 방한 일정 등이 모두 감안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29일 오전 방한해 30일 오후 귀국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30일 방한해 다음 달 1일 귀국하는 시 주석의 일정을 모두 감안하면 두 정상의 전용기가 이착륙할 김해공항이 모든 면에서 적합하다는 것. 공군 측이 나래마루를 최근 리모델링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두 정상이 처음 만나는 것인 만큼 회담 시간 역시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시 주석과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회담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미중 정상의 대면이 양국 수도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제3지대, 다자 무대에서 이뤄지고 있어 아주 긴 시간을 할애해서 협의할 것 같지는 않다”며 “어디까지 갈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일부 무역 현안 이슈에서 진전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