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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총수들, 트럼프와 7시간반 골프 회동… “美투자 등 현안 얘기”

韓기업 총수들, 트럼프와 7시간반 골프 회동… “美투자 등 현안 얘기”

Posted October. 20, 2025 08:12,   

Updated October. 20, 2025 08: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대표 기업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가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여러 명의 해외 기업 경영자와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문난 골프 애호가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도 골프를 즐겼다. 이번 회동이 관세 협상과 대(對)미 투자 등 미국과의 무역 의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경 골프장에 가서 오후 4시 52분경 나왔다”고 전했다. 약 7시간 37분에 걸친 라운딩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기업 총수들과 교감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골프가 통상 4인 1조로 진행된다는 점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골프를 친 기업인은 일부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라운딩을 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또 백악관 경호원들은 골프장 입구에서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나 휴식 시간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관세 협상 등에 관해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총수들은 개인 차량 대신 리무진 버스로 골프장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행 차량이 골프장을 떠난 후 이들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리무진 버스가 인근의 한 호텔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호텔의 로비에서는 손 회장이 목격됐고, 기업 총수들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직원들의 모습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이뤄진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최고급 골프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와도 이곳에서 골프를 쳤다.

팜비치데일리뉴스 등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부터 19일까지 이 골프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기로 했다. 특히 17일에는 자신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한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모금 저녁 행사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조 연설을 하며 기부를 독려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