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시험을 봤든, 선거를 통해 표를 얻었든 (권력을) 잠시 위탁받아 대리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마치 권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삼권 분립에 따른 독립적 지위를 내세운 사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사법개혁 취지에 공감하는 입장”이라며 “사법부도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행사하는 모든 권한과 업무는 오로지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며 “권력은 자기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이다. 선거를 통해서든 임명을 통해서든 그 권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행정, 입법, 사법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주권 의지에 종속되는 것”이라고 사법개혁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의 일련의 판결 및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사법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통령실도 동의하고 있다. 이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권 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을 얘기하는데, 그 독립이 국민으로부터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사법부도) 국민의 요구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12일 열린 전국법원장 긴급회의에서 대법관 증원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여당의 사법개혁 주장 반대 목소리가 나온 뒤부터 사법부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사법개혁 논의와 관련해 “직접 주권을 위임받은 기관이 한편으로는 국회이고 또 선출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라면서 “간접적인 임명권을 통해서 임명된 (사법부) 권한은 입법부의 논의를 충분히 지켜봐야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내란범 윤석열과 그가 엄호하는 조희대는 내란 재판을 교란하는 한통속”이라고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여당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는 등 정치 투쟁을 하지 않았나”라며 “최소한 사법부 독립을 지키고 싶다면 수장인 조 대법원장은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