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4대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들을 비롯한 경제계 대표들과 만났다. 25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워크숍 성격이다. 이 대통령은 “수출 여건 변화로 정부와 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달 말 한국 협상단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상호관세율 15%,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1500억 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 대미투자 등에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 기업들이 진행할 대미투자는 추후 정상회담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반도체·자동차·2차전지·조선·철강·바이오 부문 대기업들의 협조 없이 정부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정상 간 만남에서도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요구, 주장을 꺼내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일이 많다. 돌발 상황에 대비한 정부와 기업의 철저한 리허설이 필요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꺼낼 것으로 유력시되는 국방비 증액 등 ‘안보 청구서’ 대응에도 기업들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한국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3% 수준인데, 미국은 5%까지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스가 대미 투자, 첨단산업 연구개발(M&A) 비용 등을 국방비 증액과 연계하기 위해서도 기업과 공조가 중요하다.
높아진 관세로 대미 수출길이 막혀 충격을 받고 있는 중견·중소 기업들의 활로 개척, 얼어붙은 청년 고용 문제 등의 해결도 정부가 기댈 수 있는 건 대부분 대기업들이다.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은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만큼 대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논란 많은 이 법안들이 통과돼 노사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면 관세전쟁과 경기침체에 대응할 기업들의 뒷심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기업과 정부가 원팀 정신으로 한 몸처럼 뛰어야 할 지금은 기업의 발을 묶을 때가 아니다.
アクセスランキン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