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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여 대표는 당원만 봐선 안 돼”… 약이 될 원로들의 쓴소리

 [사설]“여 대표는 당원만 봐선 안 돼”… 약이 될 원로들의 쓴소리

Posted August. 14, 2025 08:58,   

Updated August. 14, 2025 08:58


더불어민주당 원로 정치인들이 12일 상임고문단 초청 간담회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했다.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해서는 안 된다”(정세균 전 국회의장), “과유불급을 잊지 말라”(문희상 전 의장), “(개혁) 속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가야 한다”(이용득 전 의원) 등 고언이 이어졌다. 강성 당원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포용하라는 당부다.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더 강한 민주당”을 내세우며 강경 노선을 이어왔다.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대화를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해산시켜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과거 야당 시절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했던 언사를 연상케 한다.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쇄신을 거부한 채 ‘찬탄’과 ‘반탄’으로 갈라져 싸우는 행태는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국민이 선택한 107석의 제1야당이자, 국정 운영의 한 축이다. 야당을 전면 배제하겠다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인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정면충돌 기조를 이어간다면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한 입법은 뒷전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개혁 입법을 추석 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구상도 국민 여론보다 강성 당원의 기대를 우선시하는 행보다. 정 대표는 당선 이틀 만에 당내에 검찰·언론·사법 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위원장에 강경파 의원들을 전면 배치했다. 그는 “3대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했는데, 속도전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채 밀어붙이다간 개혁의 명분마저 훼손될 수 있다.

강성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의 말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미 보여줬다. 임기 동안 야당과 대화를 거부하며 핵심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한 결과 민심과 괴리된 국정 운영으로 스스로 정권을 무너뜨렸다. 강성 당원만 좇는 정치는 외연을 좁히고, 외연이 좁아진 정당은 국민의 선택에서 멀어지게 된다. 원로들의 조언처럼 집권여당 대표는 당원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