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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 키울 용기가…” 어린 엄마 마음 돌린 보호출산

“낳아 키울 용기가…” 어린 엄마 마음 돌린 보호출산

Posted July. 10, 2025 08:27,   

Updated July. 10, 2025 08:27


어릴 때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김모 양(18)은 학교를 자퇴한 뒤 잠시 사귀던 20대 남성의 아이를 덜컥 가졌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김 양에게 폭언과 폭행을 이어갔고, 아이 아빠와는 연락이 끊겼다.

아이를 지우긴 싫었지만, 출산 기록이 남고 혼자 키우는 것도 김 양에겐 큰 부담이었다. 다행히 산모가 익명으로 진료를 받고 출산할 수 있는 ‘보호출산제’를 알게 돼 최근 아이를 낳았다. 김 양은 “엄마 품을 떠나보내 미안하지만, 아이가 나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바란다”고 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생아 유기와 아동 방임을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시행된 ‘위기임신 보호출산제’를 통해 지난 1년간 아동 299명이 안전하게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 6월까지 관련 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직접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한 산모는 160명이다. 107명은 보호출산을, 32명은 출생신고 후 입양을 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호출산을 원했던 19명은 상담을 받고 마음을 바꿔 아이를 직접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호출산제가 아동 유기, 출생 신고를 하지 않는 ‘유령 아동’ 발생을 막고 있지만 위기 임신부를 지원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더 적극적인 상담과 지원으로 위기임신 여성이 자녀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보호출산제가 양육 포기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