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제조업의 해외 시장 의존도가 세계 주요국을 크게 웃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내수 활성화와 수출지 다변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일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의 해외 수요 의존도는 58.4%로 2000년(52.7%) 대비 5.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세계 평균 해외 수요 의존도(42.4%)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한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에 분석한 국가 중 제조업 GDP의 해외 수요 의존도가 내수 의존도보다 높은 국가는 한국과 독일(69.2%)뿐이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은 해외 의존도가 절반 이하인 내수 중심 성장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국 제조업의 해외 의존도를 분석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2023년 한국 제조업 GDP 중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각각 13.7%와 10.8%로 1, 2위였다. 미국 의존도는 2000년 대비 1.1%포인트 줄었지만 중국 의존도는 6.0%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24.5%로 일본(17.5%)이나 독일(15.8%)보다 크게 높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장비 부문의 해외 의존도가 76.7%로 가장 높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와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미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수출 다변화와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