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티칸 교황청에서 성직자부 장관을 맡고 있는 유흥식 추기경(사진)이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며 “한국에 대한 사랑이 정말 남달랐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 추기경은 22일 가톨릭평화방송에서 공개한 애도 영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한 분이었다”며 “특별히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을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형제와 가족이 갈라진 크나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직접 북한에 갈 의향이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 최초로 2021년 6월부터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돼 지근거리에서 교황을 보좌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했던 교황의 생전 모습도 들려줬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행동으로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며 “(퇴원 뒤에)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교황의 선종에서 희망과 부활을 보았으며, 우리 자신이 또 다른 부활의 모습으로 이웃과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며 “교황이 바라는 교회와 성직자의 모습을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이날 교황 선종 뒤 처음으로 소집된 추기경 회의에 참석해 장례 절차를 논의하기도 했다. 추기경단은 회의 끝에 26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를 거행하기로 했다. 유 추기경은 2, 3주 뒤 시스티나 성당에서 새로운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 비밀투표인 ‘콘클라베(Conclave·자물쇠가 채워진 방이란 뜻의 라틴어)’에도 참여한다.
유 추기경은 같은 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선정한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해당 매체는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70·이탈리아)과 에르되 페테르 추기경(73·헝가리),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65·콩고민주공화국) 등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에 이어 11번째 후보로 유 추기경을 거론하며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이탈리아 트렌토에서 시작된 가톨릭 영성 운동)의 일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지원기자 4g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