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 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와의 방문경기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가 등번호 51번이 아닌 42번을 달고 나왔다. MLB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에런 저지(33)도,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미국 전역의 15개 구장 30개 구단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심지어 심판진까지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42번이 달린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MLB에서 4월 15일은 ‘재키 로빈슨 데이’다. MLB 사상 첫 흑인으로서 1947년 이날 빅리그 데뷔 무대를 밟은 재키 로빈슨(1919∼1972)을 기념하는 날이다.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서 그는 경기장 안팎의 인종 차별에 맞서면서도 신인상 수상, 6차례 올스타 선발, 내셔널리그 MVP 수상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런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매년 4월 15일엔 MLB의 모든 선수가 그의 등번호 42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한다. 로빈슨은 2013년 개봉한 영화 ‘42’에서 배우 채드윅 보스먼(1976∼2020)이 맡은 역할의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2004년에 시작된 ‘재키 로빈슨 데이’는 바로 이듬해 MLB 전체 30개 팀이 참여하는 행사로 확장됐다. 2007년 처음 일부 구단과 선수들이 이날 로빈슨의 등번호 42를 달며 그를 추모했고, 이들의 추모 방식이 2009년부터는 MLB 전 구단의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다.
로빈슨의 42번은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첫 전 구단 영구 결번 사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를 ‘백인의 스포츠’에서 ‘미국의 스포츠’로 만든 그의 업적을 기리며 1997년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당시 이 번호를 사용하고 있던 선수들을 제외하고 42번은 MLB에서 사용할 수 없는 번호가 됐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56)가 2013년까지 쓴 것이 마지막이다. 다른 종목의 전 구단 영구 결번 사례로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선 가장 많은 11번의 우승을 한 빌 러셀(1934∼2022)의 등번호 6번,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선 캐나다의 국민적 영웅 웨인 그레츠키(64)가 달았던 99번 등이 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