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성 없는 통상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신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재계 첫 경제사절단이 이달 미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양국 간의 사업 협력 방안과 통상정책 관련 대응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19, 20일 양일 일정으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국내 20대 그룹 총수 혹은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재계의 첫 공식 접견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컨트롤하는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고위 관계자 면담도 있을 예정이다.
전날인 19일에는 토머스 제퍼슨 빌딩이라 불리는 미 의회도서관 메인홀에서 한미 비즈니스 만찬이 개최된다.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미국 상·하원 의원 등 정·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1897년 건축된 토머스 제퍼슨 빌딩은 미 의회 의사당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으로 주요국 정상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정 공백 상황에서 이번 경제사절단에 정부 측 인사가 누가 참석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관세 정책이 한국 유럽 일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연내 일본 방문을 직접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사절단 파견을 위해 대한상의는 지난달 24일까지 접수를 마무리했으며 최종 참가 명단은 내부 검토 중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3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미국의 대(對)멕시코·캐나다·중국 관세 조치 동향에 대해 분석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언급은 없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할 계획”이라며 “유사 입장국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곽도영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