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탄핵심판과 형사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됐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형사 재판 진행을 이유로 탄핵심판 중지를 신청하면서 심리 지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재판부가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2023년 5월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은 이 조항을 근거로 탄핵심판 정지를 신청해 인용됐다. 2023년 12월 국회가 손 검사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자 손 검사장은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심리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헌재는 지난해 4월 탄핵심판 절차를 중단했다. 손 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헌재법 51조가 강행 조항이 아닌 데다 심리 지연 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헌재가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가 신속 심리를 천명한 만큼 윤 대통령의 중지 요청이 있다고 해도 재판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23일 핵심 증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고, 8차 변론기일까지 지정되는 등 심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점도 헌재가 중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로 거론된다.
탄핵심판은 다음 달부터 증인 신문이 대거 예정돼 있다. 2월 4일 변론기일(5차)에는 국회 측이 신청한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인 신문이 차례로 이뤄진다. 6일 변론기일(6차)에선 국회 측 증인인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윤 대통령 측 증인인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출석할 예정이다. 11일 변론기일(7차)에는 윤 대통령 측 증인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공판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르면 31일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할 예정이다. 통상 형사 사건은 2∼3개월의 준비 절차를 갖지만, 현직 대통령 재판인 점 등을 고려해 법원이 집중심리 등으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