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며 이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을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해 신원과 진술을 자세히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12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북한군들은 부상을 당한 채 생포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생포된 북한군 2명이 다친 상태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이송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 생포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며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보통 부상한 동료를 처형해 증거를 없애는 방식으로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은폐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BU에 북한군 포로에 대한 언론 접근을 보장하라고 지시했다”며 “세계는 이 상황(북한군 파병)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텔레그램에 올린 사진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2명은 현재 수용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병사는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다른 병사는 턱을 다쳐 붕대를 턱 부분에 두른 채 군복을 입고 앉아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북한군 2명은 9일 특수작전부대 제84전술그룹 소속 군인들과 우크라이나 낙하산병들에게 잡혔다. 손을 다친 군인은 2005년생으로 2021년부터 북한군에서 소총수로 복무했다. 이 군인은 러시아식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출신으로 적혀 있었다. RBC우크라이나는 이 군인이 조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위해 여행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턱을 다친 군인은 말하는 게 어려워 서면으로 답했는데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북한군에서 저격수 정찰병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조은아 ach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