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30년이 지난 주택은 안전진단 전에도 재건축 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건축·재개발 문턱을 대폭 낮추는 방안이 내년 1월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와 자재 값 인상 등으로 이 같은 조치에도 당장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는 “재개발·재건축 절차 합리화, 규제 완화 방안을 구체화해 내년 1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을 찾아 “재개발·재건축 착수 기준을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30년 이상 된 주거용 건물은 50.5%에 이른다.
이에 따라 우선 재건축 추진에 필요한 안전진단의 틀을 바꾸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이 넘은 건물이라도 안전진단을 통해 △구조 안전성 △주거 환경 △설비 노후도 △비용 편익 등을 평가해 위험 수준인 D, E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후 추진위원회 설립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안전진단을 아예 없애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안전진단 시기를 조합 설립 이후로 변경해 일단 사업을 시작한 뒤 안전진단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1000채 단지가 안전진단을 하려면 4억 원가량이 필요한데, 조합 설립 전에는 모금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안전진단 전 조합 설립을 허용하면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에서 현재 30%인 설비 노후도 배점을 대폭 높이는 방안도 가능하다. 현재는 구조 안전성과 노후도, 주거 환경 배점이 모두 30%인데, 구조 안전성을 대폭 낮추고 나머지 기준의 배점을 높이는 것이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로 바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이미 진행 중인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안전진단 절차가 사라진다고 해서 사업장을 적극적으로 수주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아영 성산시영 재건축예비추진위원장은 “1년씩 걸리는 사업시행계획 심의를 6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주택 공급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축복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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