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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병에 8000원… ‘소맥’도 겁나는 시대

맥주 한 병에 8000원… ‘소맥’도 겁나는 시대

Posted October. 30, 2023 08:33,   

Updated October. 30, 2023 08:33


최근 지인들과 서울시청역 인근 곱창집을 찾은 직장인 A 씨는 메뉴판 가격을 보고 흠칫 놀랐다. 소주 한 병에 6000원, 맥주는 8000원이었다. 메인 메뉴인 특양구이(170g) 가격은 4만1000원, 일반 냉면보다 양이 적은 후식 냉면이 9000원이었다. A 씨는 “메인 메뉴를 먹은 뒤 후식 먹자는 얘기를 아무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최근 햄버거, 맥주 가격이 잇달아 인상된 것은 물론 원재료인 우유, 설탕, 소금 값이 잇따라 오르면서 먹을거리 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이달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통상 맥주 출고 가격이 5%가량 오르면 일반 음식점에선 소비자 가격을 1000원씩 인상하는 경향이 있다.

햄버거 업계 도미노 인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빅맥을 포함해 총 1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7% 올린다. 대표 메뉴인 빅맥 한 개 가격이 현재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오른다.

맥도날드는 올해 2월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4% 올린 바 있다. 불과 8개월 만에 가격을 한 차례 또 올리는 것.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올 초 가격을 올렸던 맘스터치도 31일부터 닭가슴살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 4종의 가격을 각 300원씩 올린다. 역시 올초 가격을 인상했던 롯데리아, 버거킹, 노브랜드버거 등은 현재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한 곳이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들도 뒤따라 올리는 게 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미노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중동 정세 불안 등 물류비 상승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국내 물가를 추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된다.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8% 올랐고, 2년 전인 2021년 9월과 비교하면 15.0%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전년 대비 4.9% 상승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