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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청년 10명중 6명 “방 나섰다 적응 실패… 다시 고립상태 빠져”

은둔청년 10명중 6명 “방 나섰다 적응 실패… 다시 고립상태 빠져”

Posted July. 31, 2023 08:29,   

Updated July. 31, 2023 08:29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한민수(가명·38) 씨의 시간은 22년째 집 안에 머물러 있다. 마흔이 가까운 나이지만 직업을 가진 적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없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01년 무렵 지속적인 학교폭력으로 인해 시작한 등교 거부가 긴 은둔과 고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씨도 여러 차례 사회 활동을 해 보려 했다. 고등학교를 그만둔 후 대안학교에 진학했고, 병원을 다니며 심리 치료도 받았다.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며 대학 진학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방 문턱을 넘어 세상으로 나갈 때마다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 22년간 네 차례의 재고립을 겪은 한 씨의 고립은 현재진행형이다.

타인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재은둔·재고립과 관련한 조사와 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동아일보는 지난달 7∼15일 재단법인 청년재단과 함께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만 19∼39세 청년 403명을 대상으로 ‘재고립 경험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 403명 중 237명(59%)이 “은둔·고립을 중단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은둔·고립 상태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답했다.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은둔·고립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의 문제”라며 “법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만들고 은둔·고립의 원인에 맞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