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31일)을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골목에서 인파에 떠밀려 150여 명이 압사하고 80여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이태원역 해밀톤호텔 서편 폭 4m의 경사진 골목길에서 행인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가운데 떠밀린 이들이 균형을 잃고 잇달아 아래쪽으로 쓰러지며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구출된 이들은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며 사람들이 의식을 잃고 죽어가는 아비규환이었다”고 증언했다.
인근 소방서에서 구급차량 등이 총출동했으나 도로 정체가 극심한 상황이어서 현장 진입과 부상자 이송이 지체됐다. 사고 현장에는 사람이 층층이 깔려 있어 도착한 구조대원들이 빼내는 데도 20분 이상 소요됐다. 구조대원과 시민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은 지나간 뒤였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났다.
소방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30일 오후 ##시 기준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부상을 입는 등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인명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고이며, 역대 국내 압사 사고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19명에 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망자 중 여성은 97명, 남성은 54명이며 피해자 대부분은 10대, 20대다. 외국인 사망자도 19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등이다.
경찰은 사망자 중 143명의 신원을 확인한 뒤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으며,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17세 미만이나 외국인 등의 신원을 사진 또는 유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국대병원(20명)을 비롯해 서울 경기 지역 36개 병원에 나뉘어 안치됐다.
이번 사고가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핼러윈을 앞두고 일대에 10만 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은 사전 대비와 현장 통제에 소홀했다.
경찰, 소방은 현재 가용 인력을 최대로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섰으며 사고 원인 규명에도 착수했다.
김기윤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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