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글래드웰 “현대전, 2차세계대전 교훈 새겨야”

글래드웰 “현대전, 2차세계대전 교훈 새겨야”

Posted May. 23, 2022 09:08,   

Updated May. 23, 2022 09:08

日本語

 “1945년 미 육군 항공대의 일본 도쿄 공격 당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폭격을 한 핸셀 준장과 무차별 폭격한 르메이 소장의 상반된 선택이 전쟁의 결말을 바꿔 놓았습니다.”

 최근 ‘어떤 선택의 재검토’(김영사)를 출간한 미국 언론인 맬컴 글래드웰(59·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미군은 르메이의 선택을 존중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100만 명에 가까운 일본 민간인이 죽었다. 이후 6·25전쟁, 베트남전, 이라크전에서도 민간인 수십만 명이 죽었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요커에 글을 쓴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소개한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2009년·김영사)로 유명하다.

 신간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한 1944년 미군이 괌, 사이판 등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를 점령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일본군이 주둔하던 마리아나제도는 곧 일본 본토 공략을 위한 미국의 전초기지가 된다. 초기에 미군을 이끈 핸셀은 민간인 학살을 최소화하고 전쟁을 올바르게 종식시키는 방법이라며 정밀폭격을 지시했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하고 르메이로 지휘관이 교체된다. 그는 네이팜탄을 쓰며 빠른 종전을 이끌었다. 현재 이 무기는 국제협약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다. 그는 “핸셀 준장은 전쟁의 도덕성에 대해 깊이 생각한 낭만주의자였던 반면 커티스 에머슨 르메이는 무자비하고 영리한 전술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사례처럼 군대는 최선의 의도를 갖고 시작하지만 좋은 의도는 좀처럼 지속되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거의 완벽하게 목표물만 정밀 폭격할 수 있다. 민간인을 공격하는 전쟁을 할 필요성이 적어졌다”고 밝혔다.


이호재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