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된 201동을 포함해 8개 동 837채 전체를 모두 철거한 뒤 재시공하기로 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4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안전 우려를 해소할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철거와 재시공에 총 5년 10개월(70개월), 3700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아파트는 공사비 2500억 원 규모로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입주 예정 시기는 2028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요 비용은 입주예정자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그 동안 낸 분양대금에 대해 연 6.48% 금리로 입주 지연 기간만큼 지체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예정자들은 대부분 분양대금의 50%를 낸 상태로 알려져 있다. 전용면적 84m² 분양가는 5억4500만 원으로 절반인 2억7250만 원을 대금으로 낸 경우 70개월분의 지체보상금은 1채당 1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상가 주민들도 정밀안전진단,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그동안 요구해온 전면 재시공이 받아들여진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예정자들이 대체로 기뻐하고 있지만 유례없이 입주가 미뤄지는 만큼 주거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정순구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