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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후 3억 빚더미”… 개인파산 년 5만명 육박

“코로나후 3억 빚더미”… 개인파산 년 5만명 육박

Posted April. 04, 2022 09:08,   

Updated April. 04, 20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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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빚이 3억 원 가까이 쌓였네요. 선택은 파산밖에 없었습니다.”

 체육관을 운영하는 40대 최모 씨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소득이 없는 최 씨의 아내는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최 씨 부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수강생이 급감하면서 빚이 2억9000만 원으로 불었다. 밀린 월세와 생활비, 대출 이자를 감당하느라 아내까지 저축은행, 카드사의 고금리 채무를 떠안았다.

 개인회생을 통해 최 씨가 매달 부담하는 원리금은 30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줄었다. 그는 낮에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새벽엔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를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금리 상승 여파로 악성 채무에 시달리다가 개인파산으로 내몰리는 취약계층이 연간 5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법원에 따르면 2020∼2021년 2년간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연평균 4만9721건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4만5642건)에 비해 8.9% 늘었다. 이 중 서울회생법원에 들어온 개인파산 신청은 지난해 1만873건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많았다.

 개인파산을 신청한 서민들은 대부분 생활비 부족과 사업난 등을 겪으면서 급격히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자 1075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0%가 빚을 낸 원인으로 ‘생활비 부족’을 꼽았다. 21.3%는 ‘사업 파탄’을 지목했다. 채무 상환이 어려워진 이유에 대해선 32.4%가 “원리금이 급격히 불어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직(20.8%), 폐업(13.2%) 순이었다.

 개인파산 신청자 중 50대 이상이 85.4%였다. 10명 중 6명(61.3%)은 4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였다. 조기 퇴직해 경제 활동이 없는 고령층과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일수록 파산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풀이된다. 황상진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상담관은 “최근 물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 겹쳐 서민들이 근로소득으로 빚을 갚기 힘든 구조”라며 “한번 부채의 늪에 빠지면 자력으로 탈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지환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