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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심각해진 바르사, 안방구장 이름도 팔았다

재정난 심각해진 바르사, 안방구장 이름도 팔았다

Posted March. 17, 2022 09:24,   

Updated March. 17, 20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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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명문 축구 구단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바르사)에 더 이상 팔 것이 남아 있을까. 구단 재정이 좋지 않은 바르사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던 안방구장 이름까지 팔았다.

 바르사는 1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와의 새 후원 계약 소식을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선수들은 스포티파이가 새겨진 유니폼을 다음 시즌부터 4시즌 동안 입는다. 또 안방구장인 캄노우의 명칭도 스포티파이가 사용하기로 했다. ‘스포티파이 캄노우’(사진)라고 불리는 조건으로 바르사는 매년 최대 7000만 유로(약 950억 원)를 받는다. 다만 언제까지 캄노우 명명권을 스포티파이가 갖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방구장 이름을 파는 것은 흔한 일이다. 1973년 미국 미식축구팀 버펄로 빌스의 안방경기장 명칭이 ‘리치 스타디움’으로 바뀐 것이 첫 번째 사례다. 이후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등 많은 경기장이 안정적인 구단 운영을 위해 안방구장 명칭을 기업 등에 팔았다.

 바르사는 그동안 캄노우가 1957년 문을 연 뒤 한 번도 후원사 이름을 붙인 적이 없다. 그만큼 구단 재정이 악화됐다는 증거다. 이미 바르사는 재정난 때문에 두 차례 자존심을 팔았다. 2013년 바르사는 114년 팀 역사상 처음으로 유니폼에 상업 광고를 부착했다. 당시 바르사는 카타르항공과 4년 동안 연간 4500만 달러의 후원 계약을 맺고 카타르항공 로고가 새긴 유니폼을 입었다. 바르사는 구단 출범 초기부터 유니폼에 영리법인 광고를 싣지 않았다. 축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이상이 구현된 결과였다. 많은 구단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업광고를 유니폼에 실을 때 바르사만은 그러지 않았다. 오랜 전통과 자부심이 있었다. 2006년 처음으로 유니폼에 유니세프 광고를 달았다. 하지만 팀 수익의 0.7%를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하면서 단 공익 광고였다.

 지난해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를 내보낸 것도 바르사 팬 입장에서는 충격이었다. 바르사는 연간 1688억 원을 받는 메시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제 바르사에는 자부심도, 메시도, 안방구장 명칭도 모두 없다. 성적으로 보답해야 하지만 이날 현재 바르사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하지 못했고, 그나마 유로파리그에서도 16강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세계 최고 명문 구단의 현주소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